어둠을 걷는 아이들
어둠을 걷는 아이들. 크리스티나 순도르밧
1.
융융이가 학교에서 순환도서로 빌려온 책이었다. 표지도 재밌어보이고, 융융이가 혼자 읽기에는 버거울 것 같아서 흥미유발을 해볼 겸 나도 같이 읽어봤다. 나도 읽으며 내용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며, 좋은 시간이 되었다. 반납일정이 빡빡해서 반납하고,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서 마저 읽었다. (융융이는 반 정도 읽고 끝!)
2.
초반부를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연을 쫓는 아이가 생각이 났다.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나라의 문화와,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. 두 이야기다 낯선 문화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한국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울림을 준다. 이야기가 가진 힘이겠지.
3.
유린타운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.
독재를 일삼는 지도자, 사람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조성하여 그것을 통제의 수단으로 삼고.
지도자와 고위층은 더 부자가 되고, 더 편하게 살면서, 일반사람들은 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게 만드는 사회.
특히, 가장 기본적인 기본권을 쥐고 통제하려하는 것이 참 화가 났다.
유린타운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, 어둠을 걷는 아이들에서는 불을 금지시키고, 오브만을 이용하게 만드는 것.
그래서 결국 일반 사람들은 항의하는 시위를 하게 된다.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고 더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외치게 만들고.
그런 외침이 승리하려면 진짜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한데 모아 지도부가 통제력을 잃게 만들어야 한다.
다행인지, 이 책은 마지막에 지도부인 총독이 힘을 잃고 만다. 그 뒤는 어떻게 되었을까.
사람들은 불을 되찾고, 열심히 일한자는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.
사실 유린타운 결말이 생각나서 꼭 희망적인 상상이 안 되긴 하지만.
퐁과 솜킷이랑 녹이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.
4.
어느 시대나, 어느 곳에서나 사람은 능력이 있어야한다.
솜킷이 남원교도소를 나와서 버틸 수 있었던건 그가 가진 능력덕분이었다.
교도소에서는 왜소한 몸이 단점이었고, 그가 가진 능력이 필요 없는 곳이었지만, 사회에서는 유용했다.
각자가 잘 하는 것이 모두 다르고, 본인이 잘 하는 게 뭔지 아는게 중요한거 같다.
그리고 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게 있으면 세상 살아가는게 조금 더 쉬워지지 않나.
내가 잘하는게 돈을 잘 벌 수 있는지, 없는지는 운과 타이밍과도 관련이 있기는 하다.
좋아하는 것, 잘 하는 것, 돈을 벌 수 있는 것. 이 세가지를 염두에 두고 장래를 고민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.
나는 잘 하는 것이 돈을 벌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지만. 또 어떤 면에서는 돈을 벌 수 있는 자격을 가져다 줬으니까, 운과 타이밍이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듯.
내가 좋아하는 것은 절대 돈벌이가 안 된다. 돈을 쓰기만 할 뿐.
5.
오랜만에 재밌는 소설 한권 읽었더니 기분이 좋았다.
종종 청소년을 위한 소설들을 읽어보려 한다.